영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저는 이 말에 완전히 공감합니다. 영어를 공부하듯이 하면 어휘, 문법, 독해 실력은 향상될지 모르지만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사용한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무조건 많이 듣기
영어는 무조건 많이 들어야 합니다. 자신이 이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100배를 해 보라고 권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집중해서 영어듣기를 권하고 싶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배경음악처럼 영어를 틀어 놓기를 권합니다.
어떤 분들은 일상 속에서 소음처럼 영어를 틀어놓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제가 말하는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 것은 좀 다릅니다. 듣는 영어문장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고 입으로 몇 번 말한 후에 배경음악처럼 틀어 놓는 것입니다. 의미를 전혀 모르고 처음 듣는 영어문장을 계속 틀어놓는 것은 말 그대로 소음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계속 들으면 귀에 들어옵니다.
2. 무조건 의미를 파악하기
영어문장을 계속 읽다보면 저절로 의미를 알게 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뜻을 모르는데 계속 읽는 것은 소음처럼 일상 생활 속에서 모르는 영어를 계속 듣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번역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문화를 반영하는데 어떤 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면서 계속 듣고 따라하는 것은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Can I have the pepper when you are done with it?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이 문장을 직역하면 '당신이 그것을 다 사용했다면 내가 가질 수 있을까요?'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상하지요? 이 문장은 '다 쓰셨다면 저에게 주시겠어요?'라는 의미입니다. 이 문장은 그래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기 때문에 알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해석만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어문장이 잔뜩 있는데 그냥 읽기만 한다면 어떻게 전체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까요?
현재 영어를 해야 하는 목적에 맞는 영어문장을 선택한 다음 어휘를 찾고 의미를 파악한 다음 '무조건 많이 듣기'를 시도해 보세요.
3. 무조건 기초문법 이해하기
영어를 우리말로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고 말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영어문장의 구조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말과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단어를 암기했다고 해서 영어문장을 금방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대화를 할 때는 번역하듯이 영어문장을 꼼꼼히 따져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듣자마자 의미를 떠올려야 합니다.
이렇게 직독직해를 하려면 기본적인 문장의 구조를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8품사, 문장의 구성요소, 5형식에 대한 문법용어를 알고 있고 있으면 인터넷에서 필요한 문법 내용을 검색하거나 영어교재를 통해 영어를 배울 때 이해를 빨리 할 수 있습니다.
4. 무조건 많이 읽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지 않다면 하루 종일 영어를 듣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쉽게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는 방법이 바로 영어책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영어책은 사실상 어떤 내용인지, 난이도는 어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을 고르면 됩니다.
처음부터 영어책을 그냥 많이 읽는 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도움이 별로 되지 않습니다. 일단 영어책을 선택해서 읽어보고 어휘를 찾고 의미를 파악한 다음에 '무조건 많이 읽기'를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상 '무조건 많이 듣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차이점은 듣는 것은 단순히 귀를 열어주는 것인데 비해 읽기는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입으로는 계속 읽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영어를 잘 하고 싶다고 공부를 시작하는데 영어책을 고른 후 몇 번 읽고 의미를 파악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그냥 독서에 불과합니다. 반드시 무조건 많이 읽어서 입에서 술술 나오게 해야 합니다.
5. 영어는 과목이 아니라 언어
중고등학생이라면 영어를 과목으로 생각하고 점수를 얻기 위해 공부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영어는 과목이 아니라 언어라는 것입니다. 수학처럼 공식을 이해하고 문제에 적용하거나 역사처럼 내용을 파악하고 암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설명한 '무조건 많이 듣기와 무조건 많이 읽기'가 따라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알고 있고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영어를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영어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듣고, 말하고, 읽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6. 공부가 아니라 몸에 익히기
자전거나 수영은 어렸을 빼우면 평생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몸이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몸에 완전히 익혀져서 기능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을 체화라고 합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암기나 공부가 아니라 몸에 익히는 체화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계속 반복해야 얘기하는 것 같지만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써 봅니다. 영어문장을 보고 또는 영어를 듣고 의미를 이해했다고 해서 거가에서 멈추면 절대로 영어로 말할 수 없습니다. 몸에 완전히 익혀서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게 체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7. 언어로서 영어 잘하기
언어로서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제가 사용한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목적에 맞는 영어책 고르기 (되도록 음원이 함께 있는 것)
2) 들으면서 의미를 알 수 있는지 들어보기 (아주 많이 들을 필요는 없음)
3) 어휘를 찾아보고 의미를 떠올리기 (번역이 아니라 의미만 통하는 정도)
4) 무조건 많이 듣기 & 무조건 많이 읽기 (듣기와 읽기를 번갈아 하면 좋음)
5) 녹음해서 듣기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고 4번 반복)
위에서 제시한 방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제가 사용한 방법이고 영어수업을 하면서 시도해본 방법입니다.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제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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